향이의 10년

 

금향

 

 

2013년 9월 3일. 오늘로부터 10년 전이면 나는 15살이다.

돌이켜보니, 15살 때가 내 인생의 가장 전성기였었다. 나는 그때 벌써 사랑을 시작했고, 헤어지면 아픈 것도 알게 되었다. 아마도 그 무렵, 25살인 지금보다 훨씬 순진하고 행복하고 명랑하였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되면서, 나의 청소년기는 태풍과 함께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후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세상을 등지고 살았다. 모든 것을 내 중심에서 생각했다. 결국 나고 자란 정든 고향을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모든 것을 버리고 중국으로 탈북 했다. 중국에서의 삶은 내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꿈과 희망마저 버리도록 위협했다. 하지만 나는 생명의 위협도 감수하면서 오직 하나 자유라는 꿈은 버리지 않았다. 결국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탈북했다.

중국생활 3년과 한국정착 2년, 세계관이 형성된 15살을 시작으로 본다면, 사회주의에서의 5년과 자본주의에서의 5년은 내게 많은 경험과 상상할 수 없었던 세상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내가 커가는 과정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거쳐 온 환경들이 영향을 주었던 중요한 배경이 되었던 것 같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빈민촌 방문과 봉사활동은, 아픈 과거라고 떠올리기조차 싫었던 지난날들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 전처럼 아프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두렵기만 했던 그곳의 빈민촌은, 따뜻함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행복했다. 그들과 함께 했던 몇 시간이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마음이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