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셋넷예술단 한반도평화원정대 7차 국제청년활동
- 미안마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박상영

외국인이 인도차이나반도 나라들에서 기차를 타고 여행한다는 건 쉽지 않지만, 미안마는 더욱 험난하다. 어제 양곤 중앙역에서 옛  왕궁도시 바고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던 우여곡절은 가히 기억될 만하다.
예매표를 파는 곳이 출발역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고 찾아가는 길도 보물찾기에 다름 아니었다. 양곤 출신 젊은이조차 물어물어 겨우 발견할 수 있었기에 더욱 기이했다. 게다가 출발 시간별 표를 파는 창구와 담당자가 각기 다르고 , 특실과 일반실 객실 표 파는 곳은 아예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현지어 외에 간단한 언어소통도 힘겨웠고 무엇보다 난감했던 건 창구 앞 모든 표기가 영어병기가 아니라 미안마어 단독이었다. 심지어 창구숫자 표시조차 그러하니 여행에 일가견 있다 자부하던 나조차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친절을 넘어서 거만하다 싶을 정도로 불편했던 체험이 내 심기를 자극하지 않았던 건 미안마인들이 품고 있는 거대한 자존감 때문이지 싶다.
영어와 달러가 지구촌 공통의 언어와 표준통화라는 불행을 별다른 이의 없이 공손히 받아들이는 시대를 살면서, 미안마인들이 태연하게 보여주는 제국에 대한 거부와 표준에 대한 무시가 나를 압도했다. 비록 전체 산업이 낙후되고 상대적으로 못 살고 있지만, 자신들만의 언어와 전통의상과 문화로 일상을 채우며 현재를 살아가는 미안마의 주체적 힘에 그만 사로잡혔다. 단호하고도 단순한 그 오래된 힘이 불교적 삶의 태도와 가치로 견고하게 공동의 생존기반을 쌓아가는 현실적인 표상이 수많은 파고다의 불상들과 탑들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