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본질은 부끄러움이다. 부끄러움은 인간관계의 지속성에서 온다. 일회적인 인간관계에서는 그 다음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회란 지속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사회성 자체가 붕괴된 상태라고 해야 한다.

‘君子和而不同’ 군자는 자기와 타자의 차이를 인정한다. 타자를 지배하거나 자기와 동일한 것으로 흡수하려 하지 않는다.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근대사의 정점에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는 패권적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다…타자란 없으며 모든 타자와 대상은 사실 관념적으로 구성된 것일 뿐이다. 차이와 다양성이 존중됨으로써 비로소 공존과 평화가 가능하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공존과 평화 정착은 통일 과정에서 요구되는 전 과제의 90%를 차지할 만큼 결정적인 문제다. 공존과 평화 정착이 일단 이루어지면 그 이후부터는 대체로 시간의 문제로 귀착된다. 和의 원리는 통일 과정의 출발점이면서 궁극적으로 종착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