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진(서울)

 

여행을 하다보면 큰일은 아니지만, 인이 박히는 작은 순간들이 있다.

이번에 처음 셋넷과 함께한 여행에서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음에 감사하다.

남북한 청년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의미의 셋넷공연은 어쩌면 연기하는 사람들보다, 보는 사람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울컥했고 그래서 감동했다.

공연 연습을 같이 하며 친해진 서로가 보기 좋았고, 공연장 밖에서도 스스럼없이 장난치며 어울리는 그들이 좋았다. 무리 중 누군가 뒤쳐질까 항상 맨 끝에서 묵묵히 보듬어주던 용철씨의 장난기가 좋았고, 날선 질문들에 의연하고 침착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던 은희씨의 어른스러움이 좋았다. 짓궂은 장난엔 짓궂다가도, 수더분하게 웃어넘기는 성격 좋은 나영씨의 진지함이 좋았고, 철두철미한 것처럼 보였던 은지씨의 환한 웃음과 흐드러짐이 좋았다,

연습을 거듭할수록 달라지는 신석씨의 배우다움이 좋았고, 똑 부러지는 소혜씨의 왕성한 호기심이 좋았다. 막내이면서도 당찬 지오씨의 몸짓이 좋았고, 서글서글하게 여행을 이끈 찬우씨의 랩이 좋았다. 공연이 끝나고 이야기를 풀어놓던 승희씨의 섬세함과, 공연을 이끈 망채쌤의 완벽주의와, 미숙쌤의 조화로움이 좋았다.

그들 자신은 공연과 여행을 이끌고 만들어가던 사람들이라 잘 알 수 없던 순간과 표정들을, 제3자인 내가 찍고 관찰하고 기록하며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공연이 끝나고 방안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자신들의 속 얘기를 꺼내놓을 때 각자의 표정. 말아 피우는 담배를 보며 어릴 때 기억을 더듬던 표정. 고향에서의 식물과 과일 얘기로 하나 되던 부부의 표정. 북한식 카드놀이 사사키를 배우며 같이 즐거워하던 무리의 표정. 북한대사관 앞에서 잔인한 호기심이 넘쳤던 나의 행동과 대파를 생으로 먹는 모습을 봤을 때 신기해하던 나의 표정. 이 모두, 여행의 작지만 가치가 있던 순간들…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잊을 수 없고 지울 수 없던 순간들이고, 몇 가지 기억들은 앞으로도 종종 떠올리며 추억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셋넷학교의 ‘하나를 위한 이중주’는 같이 참여한 사람들의 다양한 면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와, 의미 있는 좋은 경험으로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