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남과 비교해서 자기 정체성을 찾으니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이제는 자기 정체성을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된다.’는 데서 새롭게 찾아야 합니다. ‘독일사람 중에 나보다 한국말 더 잘하는 사람 나오라 그래’, ‘한국사람 중에 독일말 나보다 잘하는 사람 나오라 그래’ 이렇게 제3의 자기 정체성을 찾아야 해요.

 

만날 인연인지 헤어질 인연인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이 그렇게 주어질 따름이지요…수행은 외부 상황은 그대로 둔 채 내 마음이 구애를 받지 않아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만날 인연일 때는 미워함에 구애 받지 않고 헤어질 인연일 때는 사랑하는 마음에 구애를 받지 않으면 고(苦)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기 욕구를 중심으로 해서 바깥을 변화시켜 만족을 얻으려 합니다. 그런데 바깥이 뜻대로 변하지 않으니까 힘들지요. 그러나 수행은 주어진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갖고 싶다’, ‘버리고 싶다’ 하는 욕구를 놓아버리는 거예요…수행이란,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이렇게 맡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자기 생각을 내려놓는다’, ‘인연 따라 이루어진다’라고 표현합니다.

 

무소유는 내가 아무것도 안 가지고 있다, 이것이 아닙니다. 무소유는 ‘그 어떤 것도 내 것이 아니다’라는 뜻입니다…누구의 것도 아니에요. 이게 무소유예요. 단지 우리의 생각이 이것을 내 것이라고 움켜쥐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다만 이것을 사용할 뿐입니다.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한 상태일 때 평화운동은 평화적으로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화를 가지고 평화운동을 하면 평화란 이름으로 싸우게 됩니다.

 

‘내가 재벌이 되겠다’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닙니다. 욕심은 내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때 하는 말입니다…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은 욕심이 아닙니다. 욕심인지 욕심이 아닌지의 기준은 간단합니다. 그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을 때 좌절하고 절망하면 그것은 욕심입니다. 그러나 안 되었을 때 ‘이래서 안 되네. 저렇게 해볼까?’, ‘어, 이것도 안 되네. 요렇게 해볼까?’ 이렇게 탐구하면 아무리 큰 목표를 세워도 그것은 욕심이 아닙니다…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대부분 욕심 때문입니다…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되 평가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일은 사람이 하고 뜻은 하늘이 이룬다’…원래 인생에는 그런 뚜렷한 목표란 것이 없습니다. 그냥 밥 먹고 사는 겁니다. 인생을 너무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인생살이가 짐승보다 못해지는 것입니다. 사람의 삶이 얼마나 하찮으면 나는 새를 부러워합니까? 그만큼 인생이 고달프다는 얘기지요. 그것은 인생에서 너무 과다한 목표를 정해서 그래요. 가볍게 살아야 합니다.

 

상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 이것이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인간은 원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물리적인 도움이나 다리가 부러진 것은 치료해줄 수 있지만 성격을 바꿔준다든지 삶의 습관을 바꿔준다든지 생각을 바꿔준다든지 이런 정신적인 영역은 누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닙니다…그래서 들어주기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들어주기입니다. 둘째는 공감해주기입니다. “예, 그럴 수 있겠네요.” 이렇게 공감해 주는 겁니다. 셋째는 내가 확실하게 경험한 것, 책에서 본 얘기 말고 내가 경험한 것을 얘기해 주기입니다. “저도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저는 그때 이렇게 극복했습니다.”라고만 얘기해 주는 겁니다. “너도 그렇게 해라” 이렇게 말하면 기분 나쁘거든요…그래서 먼저 자기를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내가 가진 재능은 작다. 내가 저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 수는 없다. 그러나 성실히 너의 얘기를 들어줄 수는 있다’ 기대치를 내가 스스로 낮추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