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스승님들, 동기들, 후배님들~  셋넷의 왕언니이자 원조인  1기졸업생 고선영입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맛있고 신나는 시간 가지셨나요?

지글지글 삼겹살을 안주삼아 코가 삐뚤어지도록 까만밤 하얗게 지새셨나요?

( 소고기? 노노노 삼겹살이 진리입니다 )

사실 제가 셋넷졸업 십년만에 처음으로 이번 크리스마스에 후원을 좀 했거든요.

잘 받으셨나요?  처음부터 늘 생각은 해왔지만 실천은 많이 늦어져서 죄송해요.

 

작년에 찾아뵈었을때 이틀동안 쉬지 않고 마셨던 소맥, 입에서 살살 녹던 오리구이,

시원한 계곡에서 먹었던 수박 복숭아 제가 제일 좋아하는 회가 너무 그리워 4년후에 꼭 다시 찾아뵐께요.

그리고 십년만에 뵌 우리 망채샘,

해병대출신임을 보증해주던 근육단단 팔뚝이 말랑말랑해져서 슬펐어요 <-운동하시라는 잔소리

술 많이 약해지신것도 눈물이 많아지신것도 다 그동안 사는게 바쁘단 이유로 연락도 안드린

저희들의 무관심이 낳은 결실같아 너무 죄송했어요.

지금부터라도 홈페이지에도 자주 놀러오고 연락 꼭꼭 드릴께요 ^^

 

이렇게 오랜만에 컴퓨터앞에 앉아 글을 쓰다보니 옛날 생각이 마구마구 샘솟네요..

실은 그저 간단히 새해 인사만 드리려고 한건데.. 우째 이리 할말이 많은지..

크하하 실은 제가 맥주 세캔 마셨거든요.. 매콤한 홍합찜을 하는 바람에..

제가 요리를 좀 맛있게 해요.. 이와중에 깨알자랑 :)

 

술 얘기 하니 생각난건데

우리때는 선생님이고 학생이고 막 섞여앉아 선생님들께서 구워주시는 삼겹살 냠냠 집어먹으며

식당찍고 노래방찍고 호프집찍고 찜질방까지 간적도 있고..

학교에서 만나면 스승과 제자요, 밖에서 만나면 친구.

술마시고 싶다면 먼길 마다않고 달려와 사주시고 어디가서 맛난음식 드시면 나중에 데려가서 사주시고

연애하다 싸우고 술마시고 전화해서 펑펑 울면 같이 욕해주시고,  가끔은 선생님들 연애상담도 들어주고,

그렇게 한국에서의 첫 인간관계를 맺어가며 성장했더랬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검정고시학원을 다닌지 몇개월후,

우리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만들고싶다는 망채샘을 처음 만났어요.

사실 만나러 갈때부터 마음 한구석에 의심과 불안을 안고 만나서인가

(이건 중국에서부터 병적으로 사람을 경계하다보니 )

 

이 사람 인상도 수상해보이고, 이상한 사람 같고 , 혹시 우리를 잡으러 온 간첩인가? 싶었는데

결국 몇번의 만남후 꼬드김에 넘어가 ( 말빨 하나는 끝내주시잖아요~ 우리 박망채쌤! )

어느새 셋넷의 원조인 똘배학교 개교식에서 춤을 추고있더라구요.

( 그때 YTN 인가..  취재하러 와서 뭔가 찍는걸 보긴 했는데 나중에 친구들이 너 티비에 나온다고 해서 봤더니 세상 헤벌레 웃는얼굴 클로즈업 딱 잡아서 메인사진으로 쓴걸 알았을때.. 참나.. 티비에 나오는게 신기하다고 그저 좋아라 했다죠.. 지금처럼 세상물 좀 먹었더라면 초상권 뭐 그런거 야물딱지게 따져서 술값이라도 벌어오는건데 말예요.. 새삼 아쉽네 ㅠㅠ )

 

그러다 온갖 시련을 겪으며 대학로 반지하교실을 얻어 방음장치로 계란판 다다닥 붙히면서도

우리만의 공간이 생겨 신났고 학교이름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고

( 셋넷이라는 이름 바로 제가 지었다는요.. 후배님들  어찌 맘에 드십니까용?  )

 

새로운 친구들 만나서 한시간반거리 학교를 코앞 놀이터마냥 지치지도 않고 매일 출석도장 찍으면서

거기서 중검 대검 올합격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우리는 마침내 너도나도 원하는 대학교에서 입학허가를 받았을때는 세상 다 가진것처럼 들뜨고 내 꿈이 벌써 다 이뤄진거마냥 으쓱했는데..

저는 대학 1학기만을 다니고 한국을 떠난다죠.

대학교를 포기한걸 후회하지는 않지만 공부를 포기한것에 대한 미련은 좀 남네요.

저는 수학을 참 좋아했어요. 어려서부터 선생님들중에 수학선생님이 제일 멋졌고 수학이 제일 재밌어서

인민학교때부터 고등중학교까지 단 한번도 바뀌지 않고 주구장창 수학선생님이 되는게 꿈일만큼…

 

그런데 한국에서 왜 수학과를 안가고 경영학과를 갔냐면…

그때 학교에 교수님이 오셔서 과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는데..

경영학과는 돈을 어떻게 버는지 가르쳐주는 학과다…

그러셔서 옳거니 저거구나 싶어 덜컥 경영학과를 지원해서 가니까

분명 교수님들 한국말 하고 계신데 하나도 못알아듣겠더라는 ㅠㅠ

대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님들~~ 꼭 과를 잘 선택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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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스크롤 위로 한참 올려야 첫줄이 나오네요?

너무 길어 다들 포기하셨을것 같지만

제일 중요한 소식이 이제부터 나오니까 다시 집중집중!!

 

여러분~~ 저 교장 됐어요!

실은 교장이라기 보다는 20~30명 규모의 한글학교의 메인선생님이긴 한데… 직책이 교장이긴 해요.

영국에 살고있는 아이들이 우리말을 배울수 있는 학교를 협회에서 운영할 예정인데

제가 맡아서 아이들에게 우리말과 수학을 가르치기로 했거든요.

여러분~~ 드디어 제 꿈이 이루어졌네요. 수학선생님이요!!

여러분~~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처음에는 제가 아이들을 가르쳐본 경험도 없고 이게 책임감이 막중한 일이라 거절했었는데

처음 제의를 받았을때 제 심장이 막 요동을 치더라구요.

그 설레임에 반해 열심히 해보려고요. 저에게 힘을 주세요!!

셋넷은 다른친구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저에게 제2의 고향이고 친정같은 곳이라  개인적으로 기쁜 소식이지만

다들 기뻐해주시고 축복해주실껄 알기에 달려왔습니당~~

빠샤!!  고선영 화이팅!!

 

셋넷 화이팅!!

2016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 가득한 아름다운 한해 되시길 소망합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셋넷!  우리의 셋넷!

존경합니다~ 영원한 셋넷의 스승님들!

보고싶어요~ 나의 친구들 동생들!                         HAPPY NEW YEAR    2015년 12월 31일  고선영 올림